Daily life as a front-end junior develop and a thought about working with a colleague in a different time zone.

3월 중순부터 일을 시작했고 7월 초면 계약이 끝난다. 주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Full-time으로 일하고 있는데, 재택 근무는 아직 없었다. 현업은 재택이 많은 직군이어서 사무실이 떠들썩하지는 않은데, 출퇴근 시간이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도합 3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재택이 너무 하고 싶다...

 

주중에는 프론트엔드 개발 지식을 좀 더 익히고 싶어서 다른 프론트엔드 job을 준비 중인 개발자 분과 스터디를 하고, 토요일에는 Nativeness를 지향하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이것도 두 달째 한 시간 반씩 수업을 듣고 있다. 대체로 일주일에 세 번은 삼십분 이상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날에는 모처럼 휴일이어서 집안일도 하고, 화분갈이도 해주고 기타 등등 잡무를 처리했다. 오전과 오후에 나눠서 자발적 재택(..)까지 했는데, 현재 일정이 너무 타이트하게 느껴져서 스스로 스트레스가 점점 쌓이길래 차라리 일을 해서 어느 정도를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강요는 안 했지만, 일정이 가혹한 상황은 변하지 않아서, 월요일에 프론트엔드 팀 미팅을 마치고 수요일에는 일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미 마음을 먹고 있었다.

 

초반 한 달 하고도 몇 주까지는 일과 휴식을 적절히 잘 배분한 것 같았지만, 점점 프로젝트 후반부로 가니 양립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것도 스스로 잘 챙겨야 할 영역이니까, 집에서 회사 업무를 생각하는 건 좀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이 구분이 모호해지기 시작한 건 영국인 개발자 팀원이 새로 합류하기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다. 그 개발자 탓이라기보다는 시차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소통 지연 때문인가 싶은 것이다. 현재 프론트엔드 팀은 4인 구성인데, 당초 계획된 퍼블리셔 인력이 나가면서 3인이 개발과 퍼블리싱을 두루 나누어 맡고 있고, 프론트엔드 리딩을 맡은 내 사수가 전체적인 설계와 구조를 담당하고 있어서 나와 영국인 개발자 친구가 단위 개발 및 퍼블리싱을 주로 도맡아 하고 있다.

 

그 친구와 소통은 거의 전적으로 사수가 담당하고 있었는데, 저번 주부터는 내게 할당된 태스크가 그와 나누어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아침에 눈뜨자마다 메세지가 와 있고, 시간을 가늠할 수 없게 언제나 소통은 열린 문 느낌으로 지낸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우리 셋은 원래 사적으로도 아는 사이여서 일과 개인의 영역이 더 모호할 수밖에 없겠단 생각도 든다.어쨌든, 그런 와중에 피로가 조금씩 누적이 되어 가고, 결국 나보다 그 친구가 더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왔는지 일주일 정도 생각한 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다. 같이 수요일에 일하기로 잠정적으로 이야기가 됐는데, 결국 나와 사수만 일하고 휴일이 지나갔는데, 오늘 출근하고 얼마 뒤에 미안하다고 메시지가 왔다. 딱히 위로를 해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는 정말로 to release my own burden을 위해서였다고 했지만, 어쨌든 하기로 한 건 자기 책임이니 사과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냥 아직도 별 생각이 없고, 나를 포함해 팀원들이 다 지쳐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구심점이 되어주는 사수부터가 건강을 잘 못 챙기고 있어서, 계속 힘들어하고 있고, 그도 그렇고 어서 원래의 컨디션으로 돌아왔으면 할 뿐이다.

 

처음에는 아는 사이끼리 일할 기회가 흔치 않아서 대단히 기뻤고, 원격 근무로도 무리 없이 일정 소화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차가 다른 상황에서 게다가 한 명은 혼자 원격 근무인 현실에서 더 소통 오류 없이 제대로 퍼포먼스를 발휘하려면 뭐가 더 필요할까 고민하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제대로 해내고 싶은데, 요새 잘 하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어렵다.

 

이건 팀과 소통의 영역 안의 문제라면, 주니어 개발자라는 내 포지션에 대해서는 클린한 코드와 큰 그림 보기가 숙제로 남았다. 네이밍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작업했다가 여러 번 사수에게 조언을 들었는데, 따로 레퍼런스를 찾아보고 숙지하지 않는 이상 또 시간에 쫓겨 아무렇게나 갖다 쓰고, 이상한 패턴의 코드로 짜길 반복이다. 일정이 조금만 더 여유로웠으면, 코드리뷰도 진행하면서 리액트를 좀 더 깊게 살펴볼 기회를 갖는 건데, 지금 그럴 여유가 없어서 속상하다. 며칠 전부터 보고 싶었던 토스 개발자 포럼의 <클린 코드> 세션을 드디어 볼 수 있었는데, 마침 고민하던 부분과 맞닿아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남은 프로젝트 기간에는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코드를 짤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5월의 키워드는 그래서 체력과 꾸준한 글쓰기.